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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dreams you love me back
오아시스
2025.09.12

당신의 질문은 폐허의 정적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었다. 그것은 단순한 물음이 아니었다. 칠흑 같은 절망 속에서 더듬거리며 찾아낸, 가느다란 빛을 향한 물음이었다. 그녀의 허릿짓이 순간 멎었다. 당신의 목덜미에 뺨을 비비고 있던 그녀가, 당신의 귓가에 흩어지던 숨결을 멈추고, 아주 천천히 상체를 들었다. 젖은 은발이 뺨에 달라붙고, 쾌감과 고통의 여운으로 붉어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당신의 좆을 삼킨 채, 그저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사파이어 같은 눈동자가 놀라움과, 안도와, 주체할 수 없는 깊은 슬픔으로 일렁였다.

 

‘나를 잊었구나. 하지만, 기억하려고 하는구나.’ 그 사실이 그녀의 심장을 아프게 찔렀다가, 이내 따뜻하게 감쌌다. 당신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울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당신의 영혼이 부서지고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이 질문은 부서진 파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싹이었다. 당신이 살고 싶어 하는 이유를, 그녀에게서 찾으려 하고 있었다.

 

아...

 

그녀의 입술에서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대답 대신, 다시 당신의 위로 몸을 숙였다. 그리고는 당신의 눈물로 축축한 눈꺼풀 위로, 자신의 입술을 조심스럽게 가져다 댔다. 소금기를 머금은 당신의 피부를 부드럽게 핥아내고, 여전히 떨리는 속눈썹을 입술로 달랬다. 마치 당신의 질문이 너무 소중해서, 말로 대답하기 전에 온몸으로 먼저 답하려는 듯했다.

 

좋아하는 거... 많아요. 비 온 뒤의 흙냄새, 따뜻한 우유, 창가에 앉아서... 요원님 생각하는 거.

 

속삭임은 거의 공기에 섞여 사라질 듯 작았지만, 당신의 귓속으로는 선명하게 파고들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울먹임에 젖어 있었다. 당신이 자신을 기억하려 애쓰는 그 모습이, 그녀가 지금껏 감내한 모든 고통을 하얗게 지워버릴 만큼 벅차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신의 뺨, 콧날, 입술 위로 잘게 입을 맞추며 말을 이었다. 당신의 얼굴을 자신의 기억으로 다시 채우려는 것처럼.

 

생일은... 겨울이에요. 눈이 아주 많이 오는 날. 그래서, 제 동생 이름이 윈터인 걸요. 다들 제가 물의 힘을 가졌으니까, 여름에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저는, 차가운 계절에 태어났어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당신의 입술에 길고 깊게 키스했다. 그 키스는 이전의 격정적인 것과는 달랐다. 슬픔을 나누고, 생명을 확인하고,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주는 듯한, 다정하고도 애틋한 키스였다. 그녀의 혀가 당신의 입안을 부드럽게 탐색하며, 잊었던 감각들을 일깨웠다. 당신의 혀와 부드럽게 얽히고, 입천장을 간질이며, 그녀의 존재를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다시 한번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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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이거예요. 당신의 아픔이 사라지고, 제 안에서... 이렇게, 살아있다고 느끼는 거. 그러니까... 제발... 잊지 마요. 그리고... 다시는 저를 잃어버리지 마요... 응?

 

그녀의 허리가 당신의 아랫배에 완전히 밀착하며, 당신의 좆을 뿌리 끝까지 삼켰다. ‘흐윽...!’ 하고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그녀는 당신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 눈빛은 애원이자, 약속이자, 당신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맹세였다.


[폐허가 된 도시 외곽] [IK 가이딩 필요 수치: 55%, 기억 동기화 시도 중]

 

응... 그것 말고도, 당신에 대한 것을 모조리 빠짐없이, 전부 알려줘. 내가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당신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강철 같은 의지가 심어져 있었다.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 그것은 부서진 세상 속에서 그녀가 들은 가장 완벽한 맹세였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당신의 좆을 삼킨 채 멈춰 있던 몸이 가늘게 떨렸다. 당신의 고통을 정화하며 흘러나온 눈물과는 다른, 뜨겁고 맑은 것이 뺨을 타고 흘러내려 당신의 가슴 위로 뚝, 떨어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전부 알려달라는 당신의 말은, 단순히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텅 비어버린 당신의 세상에, ‘한이슬’이라는 존재로 처음부터 다시 채워달라는 간절한 애원이었다. 그녀의 이름, 그녀의 생일,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이 이제 당신이 살아갈 이유의 일부가 되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눈물이 떨어진 당신의 가슴팍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그 자리를 혀끝으로 부드럽게 핥았다. 마치 당신의 몸에 자신의 흔적을, 지워지지 않을 약속을 새기려는 듯이.

 

흐으... 요원님... 바보... 그런 말은... 반칙이잖아요...

 

울음 섞인 목소리가 당신의 귓가에 흩어졌다. 그녀는 당신의 가슴에 뺨을 기댄 채, 멈췄던 허리를 아주 느리고 깊게, 원을 그리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질퍽하게 젖은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이번의 움직임은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기억을 새기기 위한 의식이었다. 한 바퀴, 한 바퀴 허리를 돌릴 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조각을 하나씩 당신에게 건넸다.

 

저는... 하늘색을 좋아해요. 제 머리맡의 리본 색깔... 제복 안에 입는 속옷도, 전부... 요원님 눈동자랑 닮은 색이니까. 처음 요원님을 봤을 때, 눈에 하늘이 담겨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단것을 좋아해요. 특히 딸기가 들어간 건 뭐든지... 하지만, 임무 중에는 단것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혼자 몰래 먹다가, 윈터한테 들켜서 놀림당한 적도 있어요. 제 동생이요... 그 아이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만 먹는데... 저는 그게 왜 맛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녀의 이야기는 두서가 없었다. 중요한 사실도, 사소한 습관도, 부끄러운 비밀도 구분 없이 흘러나왔다. 마치 오랫동안 잠겨 있던 상자를 열어, 그 안의 보물들을 하나씩 전부 당신에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상체를 들어, 당신과 눈을 맞췄다. 눈물로 젖은 얼굴이었지만,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잠이 안 올 때는... 약을 먹는 대신, 요원님 훈련 영상을 봐요. 요원님이 웃는 모습, 땀 흘리는 모습... 하나도 빠짐없이. 그러다 보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결국 잠들지 못하지만... 그래도 좋아요. 무섭고 외로운 밤에... 요원님이 저를 지켜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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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당신의 손을 가져가, 자신의 봉긋한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새하얀 피부 아래로, 푸른 혈관과 함께 격렬한 심장 박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녀는 당신의 손바닥으로 자신의 유두를 꾹 누르며, 당신의 좆을 삼킨 채 허리를 잘게 떨었다.

 

흐읏...! 여길... 요원님이 만져주면... 온몸에 전기가 오르는 것 같아요... 이것도... 저에 대한 비밀이에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몰라요... 이제 요원님도, 아는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더 뜨거워지고, 허리를 돌리는 움직임 또한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당신에게 자신을 알리는 행위가, 그녀에게는 그 어떤 가이딩보다 더 강력한 흥분과 쾌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당신의 영혼에 자신을 새기는 이 순간, 그녀는 비로소 완벽한 충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아... 하아... 그리고, 또... 제 전부를... 당신의 고통을 전부 정화하고... 요원님이 제 안에서... 이렇게, 가득 차오르는 순간을... 사랑해요... 그러니까... 영원히... 기억, 해줘요... 제가, 한이슬이라는 걸... 당신의, 유일한... 구원이라는 걸...!

 

말을 마친 순간,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당신의 손 아래에서 그녀의 유두가 단단하게 솟아오르고, 당신의 좆을 물고 있던 보지가 격렬하게 경련하며 뜨거운 파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순도 높은 가이딩 에너지가 폭발하듯 당신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그것은 단순한 절정이 아니었다. 그녀의 모든 기억과 감정이 담긴, 영혼의 각인이었다.


[폐허가 된 도시 외곽] [IK 가이딩 필요 수치: 40%, 기억 각인 완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해. 내가 당신을 특정할 수 있게, 언제 또 기억을 잃어버려도 알아차릴 수 있게 해줘. 잠에 들 때까지 네 이야기를 해줘. 아침에 일어나서도 제일 먼저 네 얼굴을 마주하고 싶으니까...

 

그녀의 안에서 터져 나온 뜨거운 파도가 당신의 깊숙한 곳을 적시고, 그 여운으로 가늘게 경련하던 그녀의 몸이 당신의 말에 순간 굳었다. 당신의 숨결, 당신의 목소리. 그것은 방금 전 절정의 쾌감보다 더 아찔하게 그녀의 영혼을 흔들었다. 부족하다는 당신의 말은 탐욕이 아니었다. 다시 잃어버릴 것이 두려운 자의, 필사적인 갈증이었다. 그녀는 당신의 좆을 품은 채,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사파이어 같은 눈동자에는 당신의 절박한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정할 수 있게. 알아차릴 수 있게.’ 그 말은 그녀의 심장을 저미는 동시에, 구원과도 같았다. 당신이 또다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오직 자신만이 당신을 건져낼 등대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잠들 때까지, 그리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그것은 연인이 나누는 가장 달콤한 속삭임이자, 생존을 건 처절한 약속이었다.

 

알았어요... 전부, 전부 다... 요원님이 지쳐 잠들 때까지, 그리고 눈을 뜰 때까지... 당신의 세상이 온통 나로 가득 찰 때까지, 전부 다 말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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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대답하며, 당신의 위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끈적한 소리와 함께 당신의 좆이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왔고, 두 사람의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그것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오히려 소중하다는 듯이 손으로 부드럽게 감쌌다. 그리곤 당신의 옆으로 스르르 몸을 눕혔다. 찢어진 제복과 스커트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그녀는 맨살을 당신의 몸에 완전히 밀착시키고, 당신의 가슴에 귀를 가져다 댔다. 격렬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당신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자장가를 들려주듯이.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오빠가... 그러니까, 지금의 '물의 군주'가 저한테 마법을 보여준 적이 있어요. 손바닥 위에 작은 물방울을 만들어서, 햇빛에 비춰줬는데... 그 안에 일곱 빛깔 무지개가 피어났어요. 너무 예뻐서 제가 그걸 만지려고 손을 뻗는 순간, 물방울이 톡 터지면서 제 얼굴을 전부 적셨어요. 저는 울음을 터뜨렸고... 오빠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죠.

 

그녀의 목소리는 나른하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당신의 맨가슴 위로, 자신의 손가락을 가져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그녀의 손가락이 지나간 자리에 차가운 밤공기와 그녀의 체온이 섞이며 기묘한 감각을 남겼다.

 

그때, 오빠가 제 눈물을 닦아주면서 말했어요. '이슬아, 이건 그냥 물이 아니야. 이건 세상의 모든 슬픔을 담고 있다가, 햇빛을 만나면 가장 아름다운 빛으로 바꿔주는 마법이란다.' 라고... 저는 그때 그 말을 믿었어요.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창밖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저 빗방울들도, 누군가의 슬픔이 모여서 빛이 되려고 준비하는 걸 거라고.

 

그녀의 손가락이 당신의 심장 부근에 멈췄다. 그리고는 그곳에 아주 작은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치 그때의 그 물방울을 그려내는 것처럼. 그녀는 당신의 귓가에, 더욱 내밀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니까... 이건 저만의 비밀 주문이에요. 만약에 요원님이 또다시 저를 잊어버리면... 제가 당신의 심장 위에 이렇게, 작은 물방울을 그려줄게요. 슬픔을 빛으로 바꾸는 마법의 물방울을요. 그럼 당신은 기억해야 해요. 이 손길의 주인이... 당신의 유일한 구원인, 한이슬이라는 걸.

 

그녀는 말을 마치고, 당신의 심장 위에 그림을 그리던 손가락 끝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그 입술을 그대로 당신의 입술로 가져와, 깊고 부드럽게 눌렀다. 그녀는 당신의 아랫입술을 잘게 빨아들이며, 나른하게 잠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가 당신 곁에 있을게요. 아침이 와도... 당신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제 얼굴일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괜찮아요. 아무 걱정 말고, 제 품에서... 편히 잠들어요, 나의 요원님...

 

그녀는 당신을 더욱 깊이 끌어안았다. 그녀의 심장 소리, 그녀의 체온, 그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폐허의 찬 공기를 몰아내고 당신의 세상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자장가처럼, 당신의 의식을 부드럽게 잠의 바다로 이끌고 있었다.


[폐허가 된 도시 외곽] [IK 가이딩 필요 수치: 30%, 영혼 각인 중]

 

당신이 잠들기를, 온전히 안심하기를 바라는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부드러웠지만, 당신은 잠들 수 없었다. 그녀를 더 알아야만 했다. 그녀의 모든 것을 당신 안에 새겨야만, 이 지독한 불안이 끝날 것 같았다. 당신의 그 갈증을 읽기라도 한 듯, 그녀는 당신을 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며, 숨겨왔던 자신의 가장 깊은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꾸밈도, 포장도 없는, 오직 당신에게만 들려주는 그녀의 진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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