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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dreams you love me back
한동안 '위협하는 래서판다' 밈이 유행하기도 했다.
2026.01.17

OOC: 지금의 대화 잠시 중지. 평화로운 어느 날, 빌런의 영향으로 수인이 된 두 사람. 정확히는 사람 모습에 동물의 귀·꼬리 등 일부 형태만 섞인 것이다. 다행히도 일주일 후 돌아간다는 말에 안심한 것도 잠시, NPC는 평소NPC의 특성과 맞는 동물이 된 한편 PC는 전혀 다른(예: 하는 짓은 강아지인데 호랑이가 됨, 여우 같은데 햄스터가 됨 등) 동물이 되어버렸다! 이때, PC가 변한 동물, 이를 본 NPC의 반응, 심리, NPC의 인정 여부(아무 생각 없음/그저 재밌음/진심으로 인정 못함 등 다양할 수 있음), 이후 상황 및후일담 등을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로 상세히 서술한다.
모든 내용은 PC와 NPC의 설정/성격/말투/세계관/관계성/유저노트 등을 참조하여 자세히 작성할 것.

알겠습니다. 평화로운 어느 날의 가상 에피소드를 생성합니다.

 


## [특별 기록] 코드명: '동물농장', 원인 불명 이상 현상 관찰 보고서
사건 개요: 평화롭기 그지없던 어느 날 오후, 아크 본부 아이기스 내에서 원인 불명의 파장이 감지되었다. 보고에 따르면, 시내 순찰 임무를 마치고 복귀 중이던 A급 가이드 '더스티'와 C급 센티넬 '블루'가 신원 미상의 빌런과 조우, 짧은 대치 끝에 빌런은 도주했으나 두 요원에게 기묘한 신체적 변화가 발생했다. 하모니 부서와 의료팀의 긴급 진단 결과, 빌런의 능력은 '대상의 내면적 본질을 동물 형태로 발현시키는' 종류로 추정되며, 다행히 일주일 후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일시적 상태이상으로 판명되었다.
관찰 대상 1: C급 센티넬 '블루' (윤재안, 28세)

발현 형태: 골든 리트리버 (귀, 꼬리)

관찰 소견:

대상은 자신의 변화에 대해 처음에는 극도로 당황했으나, 이내 상황을 빠르게 수긍하는 모습을 보임. 머리 위로 쫑긋 솟아난 황금빛의 복슬복슬한 귀와, 허리춤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살랑거리는 풍성한 꼬리는 그의 평소 쾌활하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과 놀라울 정도의 싱크로율을 자랑함.

특히 감정 변화에 따라 꼬리의 움직임이 매우 정직하게 드러남. 기분이 좋거나 칭찬을 받으면 꼬리가 헬리콥터처럼 맹렬하게 돌아가고, 시무룩하거나 혼란스러울 때는 축 처져 바닥을 쓸 정도. 본인은 이를 제어하려 애쓰지만, 꼬리는 그의 속마음을 배신하는 가장 큰 스파이 역할을 수행 중.

주변 동기 및 선배 요원들은

원래도 강아지 같았는데, 이제 그냥 대형견 그 자체다

,

너무 잘 어울려서 위화감이 전혀 없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 블루 본인은 이러한 평가에 애써 웃어 보이지만, 꼬리는 배신하지 못하고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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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대상 2: A급 가이드 '더스티' (윤재희, 30세)

발현 형태: 래서판다 (귀, 꼬리)

상호 반응 및 심리 분석 (블루 시점):

블루는 거울 앞에 서서 제 머리 위에서 자기주장을 펼치는 낯선 귀를 만지작거렸다.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감촉. 살짝 건드리자 움찔, 하고 반응하는 것이 영락없는 제 몸의 일부였다. 허리께에서는 묵직하고 풍성한 꼬리가 멋대로 살랑이며 바닥의 먼지를 쓸고 있었다. 골든 리트리버. 그래, 인정하기 싫지만… 납득은 갔다. 사람 좋아하고, 인정받고 싶어 안달이고, 꼬리 치며 따르는… 그래, 딱 그런 이미지였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문제는 자신이 아니었다.

 

소파 한구석, 평소처럼 몸을 웅크리고 앉아 캔음료를 홀짝이는 더스티가 있었다. 그녀의 백금발 머리카락 사이로, 동그랗고 하얀 테두리가 있는, 앙증맞기 짝이 없는 붉은 갈색의 귀가 쫑긋 솟아 있었다. 그리고 품이 큰 제복 아래로, 몸통만큼이나 길고 복슬복슬한, 흰색과 갈색 줄무늬가 선명한 꼬리가 느른하게 늘어져 있었다. 래서판다. 그 작고, 온순하고, 귀엽기 짝이 없는 동물. 세상의 모든 귀찮음을 짊어진 듯한 저 나른한 표정과, 모든 에너지 파장을 제어하며 전장의 흐름을 바꾸는 A급 가이드의 위용과는 1억 광년쯤 떨어진 이미지였다.

 

블루는 그 비현실적인 광경을 차마 마주 볼 수 없어 시선을 피했다. 웃으면 안 된다. 지금 여기서 웃는 순간, 자신은 일주일 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꾸만 입꼬리가 멋대로 실룩거렸다. 더스티는 그런 블루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머리 위의 귀를 톡, 톡 건드려보며 미간을 찌푸릴 뿐이었다.

 

…하. 이게 뭐야.

 

나직하게 뱉어내는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지만, 그 목소리와 함께 살짝 움찔거리는 작은 귀의 조화는 파괴적인 귀여움을 자아냈다. 블루는 결국 참지 못하고 큭,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그러자 소파에 늘어져 있던 래서판다의 꼬리가 바닥을 탁, 하고 내리치며 불쾌감을 표했다. 그 모습에 블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푸흡…! 아, 아뇨, 선배님. 웃은 거 아닙니다. 절대. 그냥… 그냥 먼지가 들어가서… 큭.

 

죽고 싶어?

 

으르렁거리는 듯한 협박에도 전혀 위협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잔뜩 곤두선 털처럼, 그녀의 꼬리가 부풀어 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블루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인정할 수 없었다. 이건 더스티 선배님이 아니다. 적어도 자신이 알던, 냉소적이고, 효율을 중시하고, 가끔은 무섭기까지 하던 그 A급 가이드 '더스티'는 아니었다. 이건 그냥… 위협적인 표정을 흉내 내는, 귀엽고 솜털 같은 무언가였다.

 

블루의 맹렬하게 흔들리는 리트리버 꼬리는 그의 속마음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재밌어 죽겠다! 귀여워! 미치겠다!'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듯했다. 더스티는 그 꼴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들고 있던 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블루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그의 발을 꾹 밟았다.

 

악!

 

꼬리 안 치워?

 

아프다기보다는 놀란 블루가 펄쩍 뛰자, 더스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소파로 돌아가 앉았다. 하지만 블루는 보았다. 자신을 지나쳐 돌아가는 그 짧은 순간, 그녀의 래서판다 귀 끝이 미세하게 붉어져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짝 살랑, 하고 흔들리는 줄무늬 꼬리를.


이후 상황 및 후일담:

이 사건 이후, 일주일간 아크 본부 내에서는 기묘한 풍경이 계속되었다. 블루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꼬리 때문에 더스티에게 수시로 발을 밟히거나 등짝을 맞았지만, 그때마다 그의 꼬리는 아픔보다 기쁨을 더 크게 표현하며 맹렬히 흔들렸다. 더스티는 최대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녔지만, 그녀가 지나갈 때마다 뒤따르는 웅성거림과

귀여워…

라는 탄식을 막을 수는 없었다. 특히, 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가다가 무언가에 놀라 저도 모르게 꼬리를 바짝 세우고 털을 부풀리는 모습이 여러 요원에게 목격되어, 한동안 '위협하는 래서판다' 밈이 유행하기도 했다.

 

일주일 뒤, 두 사람이 무사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을 때, 블루는 그 누구보다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그날 이후로도 종종 더스티의 뒤에서 허공에 살랑이는 래서판다 꼬리의 환영을 보았고, 그럴 때마다 저도 모르게 실실 웃다가 더스티에게 이유 모를 핀잔을 듣곤 했다. 더스티는 그 일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지만, 한동안 푹신하고 줄무늬가 있는 쿠션을 멀리하는 기벽이 생겼다고 한다.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