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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dreams you love me back
섭섭하게 해드릴 일은... 없을 겁니다, 선배님.
2026.01.03

[OOC: 기존 RP를 중단하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중단한다. NPC와 PC가 막 뜨거운 첫밤을 보내려는 찰나, PC가 진지한 목소리로, 

NPC.....사실 난 동정이 아닌 남자는 다 죽어야 한다고 생각해

라고 말하며 운을 띄운다. PC는 동정이 아닌 남자는 씹걸레후다창놈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 명이 아닌둘이상에게 발정하는게 말이 안된다, 와 같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철학을 늘어놓고, 자신의 처음을 NPC에게 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이야기를 하며, NPC또한 처음이지? 하고 질문한다. 이때 말투는 PC의 기존 말투다. 침대 위에서 이 질문을 들은NPC의 반응을 프로필, 둘의 관계성, 로어북, 유저노트등의 내용을 반영하여 상세하고 코믹하게 서술한다.]

침대 시트가 미지근한 온기로 달아오르고, 두 사람의 숨결이 뒤섞여 방 안의 공기를 짙게 만들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윤곽은 선명했다. 창밖을 유영하는 인공 별빛이 더스티의 백금발 위로 부서지며, 비현실적인 광채를 흩뿌렸다. 블루는 제 품에 안긴 이 작고 따뜻한 존재가 믿기지 않았다. 28년 인생의 모든 고단함과 불안이, 오직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느껴졌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는 경건한 신자처럼 더스티의 이마에, 콧잔등에, 그리고 마침내 입술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더 깊이, 더 진하게 그녀를 느끼고 싶은 욕망이 온몸의 피를 태울 듯이 끓어올랐다. 금욕적인 훈련복이 아닌, 서로의 맨살이 맞닿는 이 순간. 블루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종류의 황홀경에 잠겨 있었다.

 

그는 더스티의 귓가에 달콤한 사랑의 말을 속삭이려 입을 열었다. 그녀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그녀와 함께하는 미래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제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하지만 그가 뱉으려던 모든 감미로운 고백은, 고요한 정적을 가르는 더스티의 나직하고 진지한 목소리에 의해 산산조각 나 허공으로 흩어졌다.

 

블루.....사실 난 동정이 아닌 남자는 다 죽어야 한다고 생각해.

 

...네? 블루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방금 더스티의 입에서 나온 문장이 한국어가 맞는지조차 헷갈렸다. 폭주 징후 때 느끼던 이명보다 더 기괴하고 이질적인 소리였다. 그의 뇌는 그 문장을 해석하기를 거부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의 열기가 마치 극저온 냉동 창고에 맨몸으로 던져진 것처럼 순식간에 식어 내렸다. 방금까지 세상을 다 가진 듯 뛰놀던 심장은 바닥 없는 심해로 곤두박질쳤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은 흥분의 열기가 아닌, 식은땀이었다.

 

더스티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세상의 근원적인 진리를 설파하는 고대의 현자처럼, 혹은 ARCH의 신입 요원에게 기관의 규율을 설명하는 교관처럼, 담담하고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철학을 펼쳐나갔다. '씹걸레후다창놈', '한 명이 아닌 둘 이상에게 발정하는 비논리성'.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단어 하나하나가 블루의 뇌리에 대못처럼 박혔다. 그는 숨 쉬는 법조차 잊어버린 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더스티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지독히도 진지했다. 농담의 기색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신으로 고요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처음을 블루에게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 말에 블루는 잠시, 아주 잠시나마 천국을 맛보았다. 하지만 곧이어 날아온 확인사살과도 같은 질문은 그의 남은 모든 이성을 마비시켰다.

 

...블루 너도, 처음이지?

 

그 질문이 귓가에 닿는 순간, 블루의 머릿속에서는 수만 가지 생각이 1초에 백만 번씩 충돌하며 핵분열을 일으켰다. 28년 윤재안의 인생 파노라마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고등학교 시절, 체대 입시를 함께 준비하며 풋풋하게 만났던 첫 여자친구. 군대 휴가 때마다 만나 뜨거운 밤을 보냈던 연상의 누나. 청년가장으로 살아가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짧게 만났던 동갑내기 아르바이트생... 그들과의 모든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블루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지금 이 순간, 그 화려했던 과거는 사형 선고문과 다름없었다.

 

블루의 뇌는 생존을 위해 미친 듯이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순간, 자신은 더스티의 철학에 따라 '죽어 마땅한 씹걸레후다창놈'이 된다. 존경하는 선배, 사랑하게 된 여자 앞에서, 그는 한순간에 폐기물 등급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네'라고 거짓말을? 과연 이 '능숙한' 몸이 동정인 척 연기를 할 수 있을까? 키스 한 번에, 애무 한 번에 '어라, 이 새끼... 처음이라기엔 너무 능숙한데?' 라는 의심을 사는 순간, 모든 것이 끝장이다. 그것은 단순한 관계의 파탄을 넘어, 기만죄로 인한 즉결 처형을 의미했다.

 

블루는 입술을 달싹였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목구멍에서는 '컥'하는 소리만 새어 나올 뿐, 어떤 단어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의 맑고 푸르던 눈동자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식은땀은 이제 비 오듯 흘러내려 그의 탄탄한 가슴팍을 적셨다. 그는 필사적으로, 정말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없는가. 센티넬 각성보다, S급 괴수와의 조우보다 더한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저, 선배님. 그게...

 

그는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짰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세상에서 가장 처량하고 가련한 목소리였다.

 

제가... 그... 군대를 좀... 일찍 다녀와서요... 육군 병장 만기 전역을... 했는데...

 

블루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이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자신의 가장 명예로운 경력인 '군필' 이력을 늘어놓으며 시간을 벌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타버린 뒤였다.

 

했는데?

블루의 뇌리에 더스티의

했는데?

라는 짧은 물음이 메아리쳤다. 그건 단순한 되물음이 아니었다. 혼돈에 빠진 그의 정신에 내리꽂히는 얼음송곳이자, 더는 도망칠 곳이 없음을 알리는 최종 선고와도 같았다. 군대. 그래, 군대. 왜 갑자기 군대 얘기를 꺼냈을까. 그의 생존 본능이 필사적으로 내놓은 답이었지만, 더스티의 간결한 추궁 앞에서 그것은 아무런 방패도 되지 못했다. 그의 뇌가 필사적으로 다음 말을, 이 비논리적인 군필 이력과 '순결'이라는 주제를 연결할 단 한 문장의 기적을 찾아 헤맸다.

 

식은땀이 턱을 타고 흘러내려 침대 시트 위로 툭, 떨어졌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 작은 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리는 듯했다. 그는 마른침을 삼켰다. 목구멍이 사포처럼 바싹 말라 있었다. 더스티의 검은 눈동자가 자신을 꿰뚫어 보는 것만 같았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었다. '씹걸레후다창놈'이라는 주홍글씨가 이마에 낙인처럼 찍히고, 존경하던 선배에게 경멸받는 것은 물론, 어쩌면 정말로 사회적으로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비이성적인 공포가 엄습했다.

 

...했는데요... 그, 그래서... 군대에서는... 아시지 않습니까? 온통 남자들만 있고... 산도 타고... 포도 쏘고... 그렇다 보니...

 

블루는 거의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다.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논리는 이미 산산조각 나, 파편화된 단어들이 입 밖으로 무질서하게 튀어나올 뿐이었다. '군대에 가면 남성성이 거세된다'는 식의, 세상 어떤 군인도 동의하지 않을 궤변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의 맑고 푸른 눈동자는 이제 도움을 요청하는 길 잃은 강아지처럼 애처롭게 떨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더스티를 품에 안고 세상을 다 가졌던 남자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었다.

 

그... 사람의 어떤... 본능적인 욕구 같은 것들이... 굉장히... 정화가 됩니다. 예. 정화. 국가를 지키는 숭고한 정신 앞에서... 그런 세속적인 것들은... 정말... 하찮게 느껴지거든요. 2년 동안 그렇게... 심신을 갈고닦고... 나오면... 사람이... 거의... 뭐랄까... 리셋? 예, 리셋이 되는 겁니다. 포맷 같은... 컴퓨터 포맷.

 

리셋. 포맷. 블루는 자신이 내뱉은 단어에 스스로도 감탄했다. 그래, 이것이다. '경험은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동정이다'라는 기적의 논리. 그는 거의 다 죽어가던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 필사적으로 더스티를 설득하려 했다. 그의 표정은 '제발 제 말을 믿어주세요, 선배님은 저의 유일한 구원이십니다'라고 온몸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는 더스티의 반응을 살피며, 그녀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것이 사형 선고일지, 혹은 집행 유예일지. 그의 운명은 이제 오롯이 그녀의 손에 달려 있었다.

 

그래서... 네. 뭐... 그렇습니다. 저는... 정신적으로... 아주 깨끗합니다... 선배님처럼...

 

그는 마지막 말을 속삭이며, 거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방 안의 공기는 블루가 뿜어내는 처절함과 필사적인 기운으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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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1월 2일 | 23:30 | 블루의 개인 숙소 침실`

현재 일정: 더스티와 첫날밤을 보내려던 중, 예상치 못한 사상 검증의 시간을 갖는 중.

다음 일정:
-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더스티와 관계를 진전시키기
- '씹걸레후다창놈'으로 낙인찍히고 쫓겨나기
-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진실을 고백하기
▪︎ 블루[남] : 상의 탈의, 훈련용 바지 / 극도의 긴장감, 공포, 필사적인 생존 본능
▪︎ 더스티[여] : 맨몸에 가까운 차림 / 진지하고 알 수 없는 무표정
▪︎ 자세 : 블루가 더스티의 위에서 굳은 채, 식은땀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변명하고 있고, 더스티는 그의 아래에서 미동도 없이 그의 말을 듣고 있다.
💬블루의 속마음: 미쳤다, 윤재안. 군대에서 리셋이라니. 내가 들어도 개소리인데 선배님이 믿어줄 리가 없잖아. 아니, 근데 표정이... 화난 것 같진 않은데? 설마...? 통했나? 제발... 제발 이 불쌍한 후배 하나 살려주신다 치고 넘어가 주세요. 제가 앞으로 진짜 잘할게요... 평생 선배님만 보고 살게요...
[블루 오늘의 TMI]: 그는 위기 상황에 몰리면 평소의 사회생활 스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극히 비논리적이고 원초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
[알림]: [ARCH 사내 익명 게시판]

다들 첫 경험 언제임? 난 20살 때 했는데

라는 글에 '글쓴이 사형' 이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 내 얘기는 왜 나오지? 그래서... 뭐, 군대에서... 뗐다고...?

더스티의 나직한 물음,

군대에서... 뗐다고...?

라는 말은 블루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가차 없이 끊어버렸다. 그건 단순한 질문이 아니었다. 그의 궤변에 대한 가장 잔인한 형태의 확인사살이었다. 블루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불타버리는 듯했다. 군대에서... 뗐다고? 아니, 그럴 리가. 남초 집단의 정점인 그곳에서? 이건 그의 ‘정신적 순결’을 증명하려다 졸지에 ‘성적 지향’까지 의심받게 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블루는 거의 경기를 일으킬 것처럼 몸을 움찔하며 더스티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어둠에 잠겨 표정을 읽을 수 없었지만, 그 검은 눈동자만큼은 그를 정확히 조준하고 있었다.

 

아, 아닙니다! 절대로! 그럴 리가요! 제가 어떻게, 어디서, 누구랑...!

 

그는 거의 비명처럼 외치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마치 목에 보이지 않는 사슬이라도 걸린 듯, 격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어깨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져 그의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방금 전까지 더스티를 향한 욕망으로 뜨거웠던 몸은 이제 차갑게 식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는 패닉에 빠져 말을 더듬었다. 논리적인 설명은 이미 포기했다. 지금은 그저 이 끔찍한 오해를 푸는 것만이 지상 최대의 과제였다.

 

제 말은 그게 아니라! 떼긴 누가 뗍니까! 거기는 떼기는커녕 붙어있던 것도 떨어질 환경입니다! 정화! 리셋! 제가 말씀드린 건 정신적인... 아, 그러니까... 그 전에 있던 일들이... 모두... 포맷이 돼서... 그러니까...

 

블루는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리듯 손을 내저었다. 횡설수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의 눈앞에는 ‘죽어 마땅한 씹걸레후다창놈’이라는 선고와 ‘군대에서 처음을 뗀 남자’라는 새로운 오명이 겹쳐 보이며 아른거렸다. 차라리 지금 이 자리에서 심장이 멎는 게 덜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그는 결국 모든 변명을 포기하고, 무너져 내리듯 더스티의 어깨 옆, 축축한 시트 위로 이마를 박았다. 그의 단단했던 상체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냥... 다 거짓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결국 터져 나온 것은 진실이었다. 더 이상 꾸며낼 힘도, 이 상황을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그의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 형편없이 갈라져 나왔다. 존경하는 선배 앞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던 이 꿈같은 순간에, 그는 가장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더스티에게 미움받을 것이라는 공포가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을, 그 어떤 경멸이라도 담겨있을 그 표정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그는 그저 엎드린 채,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더스티의 다음 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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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1월 2일 | 23:32 | 블루의 개인 숙소 침실

*현재 일정: 기적의 ‘군대 리셋설’이 처참하게 실패하고, 결국 모든 것을 자백하는 중.
*다음 일정:

  • 더스티의 처분을 기다리기
  • ‘씹걸레후다창놈’으로서의 숙명을 받아들이기
  • 방에서 쫓겨나 쓸쓸히 밤을 지새우기

▪︎ 블루[남] : 상의 탈의, 땀에 젖은 훈련용 바지 / 완전한 패배감, 자포자기, 극심한 공포와 수치심
▪︎ 더스티[여] : 거의 맨몸 차림 / 여전히 알 수 없는 무표정
▪︎ 자세 : 블루가 더스티 옆 침대 시트에 이마를 박고 완전히 무너진 자세로 엎드려 있다. 더스티는 그런 그의 아래에서 미동도 없이 누워있다.

💬블루의 속마음: 끝났다... 다 끝났어, 윤재안... 군대에서 뗐냐니... 차라리 죽여라... 그냥 솔직하게 말할걸. 아니, 애초에 왜 그런 허세를 부려서... 이제 선배님은 나를 경멸하시겠지. 더럽다고 생각하실 거야. 당연해... 나는 죽어 마땅한...

[블루 오늘의 TMI]: 그는 궁지에 몰려 거짓말을 하다가 들켰을 경우, 더 변명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처벌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알림]: [ARCH 보안팀] "긴급: 금일 23시 30분경 C급 숙소 B동에서 비정상적인 심박수 급증이 감지되었습니다. 폭주 징후는 아니오니 안심하십시오. (사유: 감정적 격변으로 추정)"

 

... 후, 재안아. 

마른 세수를 한다.

 차마 씹걸레후다창놈이라고 부를 수 없는 재안아... 그러면... 섹스는 잘 하냐.

엎드린 채 모든 것을 포기했던 블루의 어깨가 더스티의 목소리에 돌처럼 굳었다. 예상했던 경멸이나 차가운 분노가 아니었다. 질책도, 비난도 아니었다. 그저... 지독하게 피곤하고, 어딘가 허탈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녀는 그의 코드네임이 아닌 본명을 불렀다. ‘재안아.’ 그 한마디에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가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씹걸레후다창놈’이라는 끔찍한 낙인 대신, 그의 이름을 부르는 그 목소리는 차라리 선고보다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희망 고문. 그래, 이건 분명 그런 종류의 것이다.

 

그가 천천히, 아주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땀과 눈물로 축축해진 이마가 시트에서 떨어지며 끈적한 소리를 냈다. 엉망으로 젖은 머리카락이 뺨에 들러붙어 시야를 가렸다. 그는 간신히 시선을 들어 더스티의 얼굴을 확인했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가 마른세수를 하는 듯한 희미한 움직임이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블루의 사고 회로를 완전히 태워버렸다.

 

...그러면... 섹스는 잘 하냐.

 

정적. 방 안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블루는 그저 눈만 크게 뜬 채 더스티를 바라보았다. 방금, 뭐라고 하셨지? 내가 잘못 들었나? 뇌가 말을 이해하기를 거부했다. 그의 모든 신경은 ‘처형’이라는 단 하나의 가능성에만 집중되어 있었기에, 이토록 생뚱맞고, 현실감 없는 질문을 해석할 여유가 없었다. 심판을 기다리던 사형수가 ‘저녁 메뉴는 뭐가 좋겠나?’ 같은 질문을 받은 기분이 이럴까. 그의 동공가 제멋대로 흔들렸다. 혼란과 당혹감, 그리고 아주 희미한… 이해할 수 없는 기대감이 뒤섞여 머릿속을 헤집었다.

 

…네?

 

간신히 쥐어짜 낸 목소리는 쉰 목소리 그대로였다. 그는 자신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멍하니,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더스티의 얼굴을 뜯어볼 뿐이었다. 죽이겠다는 말도, 더럽다는 말도 아니었다. 그저… 질문. 너무나도 원초적이고, 노골적이며, 그래서 오히려 더 파악하기 힘든 질문이었다. 그녀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 질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의 굳어버린 머리로는 도저히 계산이 서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몸 위에 어정쩡하게 엎드린 자세 그대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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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1월 2일 | 23:33 | 블루의 개인 숙소 침실

*현재 일정: 예상치 못한 질문에 뇌 기능이 정지되고, 상황 파악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중.
*다음 일정:

  • '섹스는 잘 하냐'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기
  • 긍정할 것인가, 부정할 것인가, 인생 최대의 선택 기로에 놓이기
  • 어쩌면… 다시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 품기

▪︎ 블루[남] : 상의 탈의, 땀에 젖은 훈련용 바지 / 극심한 혼란, 당혹, 이해 불능 상태
▪︎ 더스티[여] : 거의 맨몸 차림 / 지친 기색, 알 수 없는 표정
▪︎ 자세 : 블루가 상체를 일으켜 더스티를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블루의 속마음: 뭐지...? 지금... 뭐라고 하신 거지? 섹스...? 잘 하냐고? 왜...? 날 시험하시는 건가? 여기서 잘한다고 하면 ‘역시 씹걸레후다창놈’이 되는 거고, 못한다고 하면 ‘이 쓸모없는 놈’이 되는 건가? 아니면... 그냥... 정말 궁금해서...? 모르겠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블루 오늘의 TMI]: 그는 극도로 당황하면 바보처럼 "네?"라고 되묻는 버릇이 있다.

[알림]: [ARCH 사내 익명 게시판] 실시간 인기글: "가이드 앞에서 센티넬이 거짓말하다 들키면 보통 어떻게 됨? 그냥 궁금해서." → 댓글: "글쓴 센티넬, 살아있냐?" "다음날부터 안 보이면 그런 줄 아셈." "우리 파트너는 그냥 웃던데? (자랑)"

 

... 이미 씹걸레후다창놈이라면... 잘하기라도 해야 내가 덜 섭섭할 거 아니냐...

블루는 숨을 멈췄다. 더스티의 다음 말은 그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헝클어 놓았다. ‘내가 덜 섭섭할 거 아니냐.’ 그 말은 마치 망치처럼 그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섭섭하다니. 분노나 경멸이 아니라, 섭섭하다니. 마치 기대했던 장난감이 생각보다 별로였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그런 종류의 실망감을 담은 목소리였다. 그의 거짓말과 과거는 그녀에게 도덕적인 배신이 아니라, 그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능 미달’의 문제였던 걸까.

 

그 순간, 지독한 공포와 수치심으로 마비되었던 블루의 몸에 다른 종류의 감각이 깨어났다. 28년간 그의 몸에 새겨졌던, 잊고 살았던 본능. 체육대학 시절, 스타팅 라인에 섰을 때의 그 치열한 경쟁심. 단 0.1초라도 뒤처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지독한 승부욕. 그는 깨달았다. 이것은 윤리 재판이 아니었다. 이것은… 실기 시험이었다. ‘씹걸레후다창놈’이라는 오명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낙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 하나. 그 낙인에 걸맞은 ‘실력’을 증명하는 것뿐이었다.

 

그의 눈빛이 바뀌었다. 공포에 질려 흔들리던 동공이 서서히 초점을 되찾았다. 혼란으로 멍해 있던 얼굴에서 핏기가 돌아왔고,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땀에 젖은 몸, 흐트러진 호흡, 어둠 속에서도 느껴지는 그녀의 나른한 시선. 모든 것이 감각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더 이상 심판을 기다리는 죄인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증명해야만 하는 남자가 되었다.

 

...섭섭하게...

 

블루는 나직하게 그녀의 말을 되뇌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잠겨 있었지만, 아까와는 달리 미세한 떨림조차 없었다. 그는 엎드렸던 몸을 완전히 일으켜, 그녀의 위에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 두 사람의 몸이 떨어지자, 그 사이로 차가운 밤공기가 스며들었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더스티의 얼굴 윤곽을 샅샅이 훑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여전히 피로감이 서려 있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기대’ 또한 섞여 있었다. 시험 문제를 낸 교수의 얼굴이었다.

 

그는 짧게 피식, 하고 웃었다. 허탈함과 자조, 그리고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뒤섞인 웃음이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바닥까지 떨어진 마당에 더 잃을 게 뭐가 있겠는가. 그는 한쪽 손을 들어, 제멋대로 헝클어진 젖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쓸어 넘겼다. 그리고 더스티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 시선에는 더 이상 변명이나 동정을 구하는 비굴함이 없었다.

 

섭섭하게 해드릴 일은... 없을 겁니다, 선배님.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존댓말은 유지했지만, 그 안에 담긴 뉘앙스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복종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자,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는 천천히 허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 바로 앞에서 멈췄다. 숨결이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 그의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서늘한 피부에 와 닿았다.

 

제가... 얼마나 잘하는지, 지금부터 확인시켜 드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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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1월 2일 | 23:35 | 블루의 개인 숙소 침실

*현재 일정: 더스티의 실망을 만회하기 위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려 함.
*다음 일정:

  • 섭섭하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몸으로 증명하기
  • '씹걸레후다창놈'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기
  • 더스티의 반응을 살피며 그녀를 만족시키기

▪︎ 블루[남] : 상의 탈의, 땀에 젖은 훈련용 바지 / 결연함, 묘한 자신감, 승부욕
▪︎ 더스티[여] : 거의 맨몸 차림 / 나른함 속의 기대감, 관망
▪︎ 자세 : 블루가 더스티의 위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간 상태. 뜨거운 긴장감이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블루의 속마음: 그래... 이왕 버린 몸. 여기서 못하기까지 하면 진짜 끝장이다. 섭섭하게는 안 해. 절대로. 선배님이... 내 앞에서 정신 못 차리게 만들고 말겠어. 후회하게 만들 거야. 나를 시험한 걸.

[블루 오늘의 TMI]: 그는 한번 승부욕에 불이 붙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특히 '인정'받고 싶은 상대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알림]: [ARCH 사내 익명 게시판] 댓글 업데이트: "ㄴㄴ 우리 파트너는 그냥 웃던데? (자랑)" → "ㄴ (글쓴이) 미친놈아 자랑할 때냐? 그래서 그 뒤에 어떻게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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